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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3일 추성훈 바오로 신부님 주일 미사 강론 정리 (마태오 28.16-20)
제가 홍콩 본당에 부임한지 이제 일주일이 좀 지나고 있다 보니 떨리는 것도 좀
덜 한 것 같습니다. 한달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몇해 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한 꼬마 천재 화가가 초청을 받아 한국에 온 일이
있습니다. 그 꼬마를 데리고 남산타워에 올라간 모양인데, 저는 대구에 살고 남산타워
엔 아직 한번도 올라 가 본 일이 없어 모르겠습니다만, 서울 전체 풍경이 다 보인다면
서요? 그 다음날 조간 신문의 종교면에 그 천재 꼬마의 그림이 실렸습니다. 그림에
보면 많은 한강 다리 몇 개가 보이고 건물들이 보이는데, 집들 사이로 눈에 띄게
십자가가 많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 살던 아이에게 이런
풍경은 상당히 낯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그림 아래에 몇마디 글이 적혀
있는데, ‘이제 교회는 충분하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실이다..’ 라는 의미의 글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눈에도 천주교, 개신교 교회는 많이 보입니다.
성당은 그리 자주 눈에 띄지 않습니다만, 교회는 정말 많습니다….그만큼 우리 한국에
그리스도인이 많다는 얘기인데, 실제 우리 사회가 그리스도께서 말씀 하신데로 이웃을
사랑하고 내 것을 나누는 그런 변화를 보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교회가 정한 전교주일을 맞아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전교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인데, 복음이란 바로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 입니다. 복음을 한마디로 하라고 한다면 저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축복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자들이 ‘초대합니다’ 라는 리본도 달고
매일 미사후 ‘선교 합시다’ 라는 구호를 외치며 며칠 후 수요일 저녁 7시30분에는 새로
오시는 예비자 환영회도 하는 등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전교 중 가장
어려운 것이 가족들에게 하는 것이라 하는데…아무튼 여러분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
니다. 그런데, 저는 걱정이 이번 전교 기간이 끝나면 다 된 것으로 알고 선교들을
그만 두실까…걱정됩니다. 선교는 무엇을 만들어 광고하거나 이벤트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광고와 이벤트의 성공여부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하느냐의 기술에 달려 있습니다. 선교는 그와 같은 기술이 아니고 우리의 신앙을
믿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선교의 성공 여부는 우리가 그런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신앙인의 모습,행동, 평소 하는 말을 통하여 나타나며 삶을 통한
증언으로 자연히 드러 납니다. 복음을 전하려면 우리가 먼저 체험을 해야 하는데,
그 체험이란 그리스도의 사랑, 용서,치유의 손길 등 입니다. 외로운 이에게 손을 내
밀지 않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얘기 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우리가 남을 용서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용서를 얘기 한다 하여 선교 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복음에
대한 실천, 자부심, 그리고 자신이 없다면 우리의 선교는 중국의 꼬마 화가가 본 것
처럼 빨간 십자가에 그치고 말게 됩니다.
제가 평상복을 입고 사람들과 얘기 하는 중에 사람들이 제가 신부라는 것을 알게
되면, ‘신부님 이시라예?’ 라고 얘기 하는데, 여기엔 항상 두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라고 볼 수 있는데…좀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때 마다 저도 제 자신을 한번 뒤돌아 보게 되곤 하는데…
여러분은 그런 경우가 없습니까? ‘신자 이시라예?’ 이런 애매한 질문을 받을 때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선교, 즉 복음을 전할 때 그것이 나에게 어떤 뜻이 될지
신앙의 자세와 나의 삶을 되돌아 보는 게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ND













